메타ai뉴스 이현우교수 칼럼
‘AI’를 위한 표준, 기술을 넘어 ‘관점의 보편성’을 확보해야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글로벌 ICT 표준 컨퍼런스(GISC)’가 ‘모두의 인공지능(AI)’을 주제로 개최된다는 소식은 매우 시의적절합니다. AI, 6G, 양자 등 미래 전략 기술의 ‘표준화’와 ‘지식재산’을 논의하는 이 자리는, 기술 패권 경쟁을 넘어 ‘포용적인 디지털 혁신’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보편성’이라는 화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편성’이 단순히 기술적 상호운용성이나 더 많은 사람에게 AI 접근성을 부여하는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 즉 AI 알고리즘이 야기한 정보 편향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관점의 보편성’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이슈 분석]
표준화 논의에서 빠진 ‘정보 편향성의 역설’
현재의 핵심 이슈는 ‘알고리즘에 의한 정보 편향성의 역설’입니다. 소셜 미디어와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명목하에 개인의 성향에 맞는 정보만을 노출시켜 ‘필터 버블’과 ‘확증 편향’을 강화합니다. 이는 사회적 양극화와 신뢰의 붕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논의되는 ‘피지컬 AI’나 ‘독자 AI 모델 확보’ 역시 이러한 편향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만약 AI 표준화 논의가 기술적 성능 향상이나 산업적 경쟁력 확보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편향된 AI’를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모두의 AI’라는 슬로건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기술 표준 논의 단계에서부터 AI가 야기한 정보 편향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닌, ‘기술을 설계하는 목적’이 중요합니다. AI 기술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편향성을 인지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글로벌 표준’의 핵심 의제가 되어야 합니다.
[실천 방안]
‘관점의 다양성’을 핵심 표준 지표로 설정해야
보편성 ‘모두의 AI’를 위한 표준화는 다음의 실천 방안을 포함해야 합니다.
- AI 표준 개발의 목적성 전환: AI 모델의 ‘글로벌 표준’을 설정할 때, 단순히 기술적 효율성이나 ‘참여(Engagement)’ 지표뿐만 아니라, ‘관점의 다양성(Viewpoint Diversity)’을 핵심 성과 지표(KPI)로 포함해야 합니다. 유럽(ETSI), 영국(DSIT) 등 해외 주요국과의 공동 표준 논의 시, ‘AI 윤리, 안전성, 신뢰성 세미나’ 등에서 이 지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 사용자 인지를 위한 ‘투명성 표준’ 도입: 사용자 스스로가 자신의 정보 소비 편향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시각화’ 도구 제공을 표준화의 일부로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 정보 서비스가 사용자의 뉴스 소비 성향이나 놓치고 있는 반대 관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도록 의무화하여, 사용자의 비판적 사고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강화 (표준-특허 연계): 정부가 ‘ICT 표준-특허’ 성과를 지원하는 것과 동시에,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표준에 명시해야 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지식재산처는 독자 AI 모델이나 표준 특허를 확보한 기업이 자사 서비스의 편향성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사용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선택지로 제공하도록 하는 정책적 유인책과 규제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글로벌 ICT 표준 컨퍼런스’는 한국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중요한 기회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은 가장 빠른 기술이 아니라, 가장 신뢰받는 기술에서 나옵니다.
AI가 만든 편향성의 문제를 다시금 고도화된 AI 기술로 해결하려는 국내외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가 논의하는 ‘글로벌 표준’이 단순히 기술적 우위를 넘어, AI 시대에 민주주의와 사회적 신뢰를 지키는 ‘보편적 가치’의 기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국장 이현우교수 heir2019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