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로 중독을 치유하다
세계 최초 AI 힐링센터를 향한 산학연대의 실험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 중독의 시대, 기술은 가해자인가 치유자인가
우리는 지금 ‘중독의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 SNS, 쇼핑, 알코올, 도박, 그리고 점점 더 정교해지는 디지털 자극은 인간의 의지와 일상을 잠식한다. 중독은 더 이상 개인의 나약함이나 도덕적 결함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신경과학·심리학·사회구조·기술 환경이 복합적으로 얽힌 현대 문명의 질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중독의 확산에는 기술이 깊이 관여해 왔다. 알고리즘은 인간의 취약한 보상 회로를 학습했고, 플랫폼은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렇다면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기술은 끝내 가해자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치유자로 전환될 수 있는가.
나는 이 질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
AI는 중독을 심화시키는 도구에서, 중독을 회복시키는 치유 기술로 전환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전환의 실험장이 바로 AI 힐링센터다.
- AI 힐링센터라는 발상: 치료가 아닌 ‘회복의 설계’
AI 힐링센터는 단순한 치료 기관이 아니다. 병원을 흉내 내지도, 상담소에 머물지도 않는다. 이 공간의 핵심은 회복의 설계(Recovery Design)다.
기존 중독 치료는 사후 개입 중심이었다. 문제가 발생한 뒤 상담과 약물, 통제와 훈육이 뒤따랐다. 그러나 AI는 다른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개인의 행동 패턴
감정의 미세한 변동
수면·활동·언어 사용의 비가시적 신호
이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해석할 수 있다. AI는 인간보다 빠르게, 인간보다 지속적으로, 인간보다 감정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데이터를 읽는다.
AI 힐링센터에서 AI는 ‘판단자’가 아니다.
AI는 거울이다.
사용자의 상태를 비난하지 않고,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다. 이 거울 앞에서 인간은 처음으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마주한다.
- 중독을 질병이 아닌 ‘관계의 붕괴’로 다시 정의하다
나는 중독을 이렇게 정의한다.
중독은 어떤 대상과의 관계가 무너진 상태다.
사람은 술에 중독되는 것이 아니라,
술을 통해서만 자신을 견딜 수 있게 된 관계에 중독된다.
게임에 중독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박탈된 성취와 인정의 대체물에 매달린다.
AI 힐링센터는 중독의 대상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바꾼다.
왜 이 대상만이 유일한 위로가 되었는가
언제부터 현실의 다른 선택지가 사라졌는가
무엇이 이 사람의 삶에서 연결을 끊어 놓았는가
AI는 이 질문에 감정이 아니라 패턴으로 답한다.
그리고 그 패턴 위에 인간 전문가의 해석과 문학적 사유, 상담적 개입이 결합된다.
이 지점에서 AI와 인문학의 협업이 시작된다. - 산학연대: 기술은 혼자 치유하지 않는다
AI 힐링센터는 단독 프로젝트가 아니다.
나는 처음부터 이것을 산학연대(産學硏帶)의 구조로 설계했다.
대학은 이론과 윤리를 제공한다
연구소는 알고리즘과 데이터 해석을 담당한다
산업체는 현장 적용과 지속 가능성을 만든다
이 세 축이 분리되면, AI는 공허해진다.
기술만 앞서면 인간은 배제되고,
인문만 남으면 실천은 멈춘다.
그래서 나는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
미국 버지니아 통합의학대학원,
국내외 교육·산업 기관과 함께 AI 치유 생태계를 구상해 왔다.
이 연대의 목적은 단순하다.
AI를 인간의 회복을 돕는 공공 기술로 돌려놓는 것. - 문학, 예술, 그리고 치유: 인간을 잃지 않는 AI
AI 힐링센터의 가장 독특한 점은 문학과 예술이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문학평론가로서 확신한다.
회복은 데이터로 시작되지만, 의미로 완성된다.
AI는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이 질문을 다시 열어 주는 것이 문학이고, 예술이다.
그래서 AI 힐링센터에는
AI 기반 감정 분석과 함께
글쓰기, 시 읽기, 이야기 치유, 메타버스 문학 공간이 결합된다
이것은 치료 프로그램이 아니라 존재 회복의 장이다.
AI는 인간을 통제하지 않는다.
AI는 인간이 다시 자신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 AI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나는 AI를 단순한 기술로 보지 않는다.
AI는 인간을 대하는 태도다.
중독자를 통제할 것인가, 이해할 것인가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가, 존엄을 지킬 것인가
효율을 높일 것인가, 삶을 회복시킬 것인가
AI 힐링센터는 이 질문들에 대한 하나의 실천적 대답이다.
그리고 나는 확신한다.
AI는 인간을 더 깊이 인간답게 만들 수 있다.
그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편집위원 이현우 교수
heir2019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