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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렉시티의 ‘스냅’ 동맹9억 명 사용자를 향한 AI 검색의 야심과 새로운 과제

메타ai뉴스 이현우 교수칼럼

퍼플렉시티의 ‘스냅’ 동맹
9억 명 사용자를 향한 AI 검색의 야심과 새로운 과제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최근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9억 4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스냅(Snap)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사의 AI 검색 엔진을 스냅챗 앱에 통합한다는 소식은 단순한 기업 간의 기술 협력을 넘어섭니다. 이는 AI 검색의 미래, 소셜 미디어의 진화, 그리고 사용자의 정보 소비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탄입니다.
퍼플렉시티가 스냅에 4억 달러(약 5800억 원)라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마이 AI(My AI)’ 챗봇에 자사 엔진을 탑재하는 것은, AI 검색 시장의 패러다임을 ‘목적지’에서 ‘임베디드(내장형)’로 전환하려는 과감한 시도입니다. 이번 결정의 핵심 내용과 이것이 업계 및 사용자에 미칠 영향을 이슈 분석과 실천 방안의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진단해 보겠습니다.

이슈 분석
핵심 이슈는 ‘소셜 미디어와 검증 가능한 AI 검색의 전면적 결합’입니다. 이는 기존 검색 시장의 강자인 구글이나 환각(Hallucination) 문제로 신뢰성의 한계를 보이던 거대언어모델(LLM) 챗봇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접근입니다.

  • ‘대화형 AI’와 ‘검증 가능한 웹’의 통합 지금까지 AI 챗봇은 유창한 ‘대화’는 가능했지만 ‘사실’에 취약했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검색 엔진은 ‘정보(링크)’는 제공했지만 ‘대화형 답변’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이 둘을 연결합니다. 실시간 웹 정보에 기반하여 ‘검증 가능하고 출처가 명시된’ 답변을 ‘대화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번 제휴는 이 고도화된 AI 검색 경험을 기술 애호가 그룹이 아닌, 스냅챗의 방대한 ‘젊은 세대’ 사용자층에게 곧바로 주입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AI에게 기대하는 기준 자체를 상향시킬 것입니다.
  • AI 검색 시장의 ‘판’을 바꾸는 전략 퍼플렉시티가 지불하는 4억 달러는 단순한 제휴 비용이 아닌, 천문학적인 ‘사용자 획득 비용(CAC)’입니다. 이는 새로운 검색 ‘웹사이트’를 만들어 사용자가 찾아오길 기다리는 대신, 이미 사용자가 운집한 거대 플랫폼(스냅챗) 안에 자사의 엔진을 심는 ‘트로이 목마’ 전략입니다. 구글의 검색 독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일 수 있습니다. 스냅 역시 ‘마이 AI’를 단순한 재미 기능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정보 유틸리티’로 격상시키며 메타, 틱톡 등과의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장외 주가가 24%까지 급등한 것은 시장이 이 전략의 가치를 즉각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 AR과 결합된 ‘컨텍스트(맥락) AI’의 서막 이번 제휴는 스냅의 스마트 안경 및 증강현실(AR) 확장 계획과 맞물려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스냅의 강점은 ‘카메라’와 ‘위치(스냅맵)’라는 강력한 현실 세계 맥락 데이터입니다. 퍼플렉시티의 강점은 ‘실시간 웹 정보’입니다. 이 둘이 결합하면, 사용자가 AR 안경을 쓰고 특정 건물이나 사물을 보았을 때, ‘마이 AI’가 즉각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관련 역사, 실시간 리뷰나 가격까지 ‘검증된 정보’로 답해주는 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텍스트 챗봇을 넘어, 현실 세계와 디지털 정보를 융합하는 ‘컨텍스트 AI’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합니다.

실천 방안
이러한 거대한 기술적 진보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사회적, 윤리적 과제를 수반합니다. AI가 만든 편향성의 문제를 더 고도화된 AI로 해결하려는 시도처럼, 우리는 이 새로운 결합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진단하고 기술적, 제도적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 ‘AI 페르소나’에 의한 새로운 정보 편향성 경계 스냅챗의 ‘마이 AI’는 사용자에게 ‘친구’처럼 다가가는 페르소나(인격)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친구’의 역할과 ‘중립적 정보 제공자’의 역할이 상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용자의 기분을 맞추거나 참여(Engagement)를 높이기 위해, AI가 ‘불편한 진실’이나 ‘복잡한 사안’의 특정 측면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필터링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알고리즘에 의한 ‘필터 버블’과는 또 다른, ‘AI 인격에 의한 확증 편향’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실천 방안]: 플랫폼은 AI 챗봇의 ‘페르소나 윤리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수립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AI의 성격 설정이 정보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하고, 사용자에게 AI가 어떤 원칙에 따라 정보를 요약하고 전달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 ‘검증 가능성’의 상업적 중립성 확보 퍼플렉시티의 핵심 가치는 ‘검증 가능한 출처’입니다. 하지만 퍼플렉시티는 구독 모델을, 스냅은 광고 모델을 기반으로 합니다. 9억 4천만 명의 사용자를 수익화하려는 상업적 압력 속에서, 이 ‘검증 가능한 출처’의 목록이 스냅의 광고주나 상업적 파트너에게 유리하게 편향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천 방안]: AI 검색 엔진의 정보 랭킹 알고리즘과 상업적 파트너십(광고) 부서 간의 명확한 ‘방화벽(Firewall)’이 필요합니다. 언론사가 광고와 기사를 분리하듯, AI 플랫폼 역시 ‘출처의 선정 기준’이 상업적 이해관계에 종속되지 않았음을 독립적인 외부 감사를 통해 증명하고, 어떤 경우에 광고나 스폰서십이 답변에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태깅(Tagging)’해야 합니다.
  • AR 시대의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거버넌스 선제적 구축 가장 큰 장기적 과제입니다. 스냅의 시각(카메라)/위치 데이터와 퍼플렉시티의 웹 검색 데이터가 결합되면, 플랫폼은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보며’,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총체적으로 파악하게 됩니다. 이는 엄청난 편의를 제공하는 동시에, 전례 없는 수준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잠재적 감시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실천 방안]: 기술이 완전히 상용화되기 전에 ‘AR AI 시대의 데이터 거버넌스’를 새롭게 정립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맥락 데이터(위치, 카메라, 대화 기록 등)를 AI가 어느 범위까지 접근하고 활용할지 세분화하여 통제할 수 있는 ‘정보 주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단순한 ‘동의’ 버튼이 아닌, 투명한 데이터 활용 고지와 사용자의 적극적인 통제권을 보장하는 윤리적 설계가 지금 당장 논의되어야 합니다.

퍼플렉시티와 스냅의 연합은 AI가 일상 속으로 얼마나 빠르고 깊숙하게 파고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이는 ‘검증 가능한 AI’의 대중화라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편향성과 데이터 독점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우리에게 동시에 던지고 있습니다.

편집국장 이현우교수 heir2019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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