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AI뉴스

한국 AI 앱 시장의 불균형적 집중 현상

AI 산업혁명

“87%의 코어 오디언스가 챗GPT에 몰린 이유
한국 AI 앱 시장의 불균형적 집중 현상”

글로벌연합대학교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Ⅰ. 코어 오디언스의 의미와 AI 시장의 새로운 시선

최근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모바일인덱스 리포트는 단순한 사용자 수(MAU)가 아니라 ‘코어 오디언스(Core Audience)’라는 지표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앱의 경쟁 구도를 분석했다. 코어 오디언스란 특정 분야 앱 사용 시간 상위 20%에 속하는 핵심 이용자층을 뜻한다. 즉, 단순히 설치만 한 이용자가 아니라, 실제 앱을 ‘생활화’하며 성장과 매출을 끌어올리는 집단이다. 이 지표를 통해 우리는 AI 앱 시장의 진짜 힘의 원천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놀랍게도, 국내 AI 앱 시장의 코어 오디언스 중 87% 이상이 챗GPT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인기 차원을 넘어, AI 생태계의 구조적 집중 현상과 맞닿아 있다. 본 글에서는 챗GPT의 압도적 점유율이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고, 다른 산업군과의 비교를 통해 향후 AI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Ⅱ. 챗GPT의 절대적 우위 – 코어 오디언스의 몰입
챗GPT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204만 명으로 이미 국내 AI 앱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수치보다 더 중요한 점은 코어 오디언스 점유율이다. 상위 20%의 핵심 사용자층 중 무려 87.38%가 챗GPT를 선택했다. 이는 다른 경쟁 앱들을 단순히 앞선 수준이 아니라, 시장을 독식하는 수준이다.
뤼튼(119만 명 MAU)이 코어 오디언스 4.91%를 확보해 2위, 퍼플렉시티가 3.92%로 3위를 기록했지만, 챗GPT와는 비교조차 어렵다. MAU뿐 아니라 충성도 높은 사용자층의 몰입도가 극단적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점은 한국 AI 시장에서 챗GPT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Ⅲ. 다른 산업군과의 비교 – 왜 AI만큼은 챗GPT인가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에 따르면, 쇼핑·금융·여행·SNS 등 주요 분야의 코어 오디언스 분포는 상대적으로 분산되어 있다. 예를 들어,

  • 쇼핑 1위 ‘쿠팡’의 코어 오디언스 비중은 37.95%,
  • 금융 1위 ‘토스’는 18.49%,
  • 여행 1위 ‘여기어때’는 24.3%,
  • SNS 1위 ‘인스타그램’은 38.33%였다.
    즉, 다른 산업군에서는 여러 앱이 경쟁하며 사용자층을 나누어 갖는 구조다. 그러나 AI 분야에서는 챗GPT에 일반 사용자와 핵심 사용자가 동시에 몰려 있다. 이는 단순한 앱 선호도가 아니라 기술적 신뢰도, 브랜드 파워, 생태계 확장성이 결합된 결과라 볼 수 있다.

Ⅳ. 집중의 의미 – 한국 시장과 글로벌 AI 산업의 교차점
챗GPT의 코어 오디언스 점유율은 AI 산업 내 경쟁 구조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국 사용자들은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며 ‘챗GPT 중심 경험’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 표준화된 사용 경험
    챗GPT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검색·번역·글쓰기·코딩·학습 지원 등 다목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사용자가 다른 앱을 굳이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포괄적이다.
  • 네트워크 효과의 가속화
    사용자가 몰리면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이는 다시 모델 개선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경쟁사의 추격을 어렵게 한다.
  • 국내 AI 스타트업의 도전 과제
    뤼튼이나 퍼플렉시티와 같은 앱들이 나름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으나, 이용자 기반이 좁아 혁신적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챗GPT의 그림자’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

Ⅴ. 전망 – 집중 이후의 균형을 향하여
챗GPT의 절대적 집중은 당장은 글로벌 AI 기술의 ‘한강 효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건강성을 해칠 가능성도 있다. 특정 기업의 서비스에 코어 오디언스가 과도하게 몰리면, 혁신 생태계의 다양성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내 AI 시장은 두 가지 경로로 나아갈 수 있다.

  • 하나는 챗GPT의 일극 체제 고착화다. 글로벌 기술력이 계속 차별화를 이어가면, 국내 시장은 사실상 하나의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
  • 다른 하나는 국내 기업들의 틈새 전략 강화다. 특정 기능(예: 글쓰기 특화, 검색 최적화, 학습 맞춤형 등)을 중심으로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코어 오디언스의 일부를 분산시킬 여지가 있다.
    결국 AI 분야의 미래는 단순한 사용자 수 싸움이 아니라, 얼마나 깊은 몰입과 차별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결론
이번 리포트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한국 AI 시장의 구조적 현실을 드러내는 거울이다. 87%라는 압도적 집중은 챗GPT가 이미 ‘AI 앱’이라는 카테고리 자체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다른 산업군과 달리 AI 분야만큼은 사용자의 선택이 압도적으로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러나 이 현상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내포한다. 챗GPT는 글로벌 AI 혁신의 중심을 보여주지만, 국내 기업에게는 더욱 치열한 차별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한국 AI 시장은 지금, ‘챗GPT 집중 이후의 균형’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편집위원 이현우 교수
heir201933@gmail.com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