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혁명
구글 ‘AI 모드’, 한국에서 열리는 새로운 검색의 미래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 구글 검색, 새로운 장을 열다
2025년 9월 9일, 구글은 ‘AI 모드’를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도입했다. 단순한 검색 도구의 확장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멀티모달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검색 패러다임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키워드 중심 검색이 한계를 드러낸 시대, 이제 사용자는 더 길고 복잡하며, 미묘한 뉘앙스를 가진 질문조차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검색 경험을 얻게 된다. 이는 단순히 검색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접근성과 사고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사건이다.
- AI 모드의 기술적 토대 – 제미나이 2.5 기반의 맞춤형 지능
AI 모드는 구글의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Gemini) 2.5 맞춤형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이 버전은 기존 검색보다 정교하게 질문을 이해하며, 단어의 표면적 의미를 넘어서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췄다. 특히 ‘쿼리 팬아웃(query fan-out)’ 기술이 핵심인데, 이는 복잡한 질문을 내부적으로 여러 주제로 분해하고 동시에 다양한 검색 쿼리를 실행하여, 깊이와 폭을 모두 확보한 결과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내년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려는데 훈련 전에 알아야 할 점은?”과 같은 질문을 던지면, AI는 훈련법, 장비 준비, 식단, 일정 관리 등으로 나누어 탐색한다. 그 결과, 단순 검색으로는 잡히지 않던 다층적 정보가 한 번에 도출된다.
- 멀티모달 혁신 – 텍스트를 넘어 음성과 이미지까지
AI 모드의 또 다른 특징은 멀티모달 기능이다. 이제 사용자는 텍스트만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음성이나 사진을 통해서도 질문할 수 있다.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질문하면 음성으로 즉시 변환되어 처리되고, 사진을 첨부하면 구글 렌즈의 기능이 통합되어 직관적인 검색이 가능하다. 이는 특히 제품 간 비교, 여행 계획, 사용법 탐색 등에서 큰 장점을 발휘한다. 즉, 사용자는 더 이상 검색창에 단어를 맞춰 넣는 수동적 태도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의 방식으로 검색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된다.
- 한국어 지원의 의미 – 글로벌 전략 속의 현지화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지원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구글은 한국어뿐 아니라 힌디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등 주요 언어를 추가 지원하며, 글로벌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디지털 활용도가 높은 국가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적극적이다. 따라서 구글의 AI 모드가 한국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글로벌 AI 서비스의 향후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 신뢰성과 한계 –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전략
구글은 AI 모드가 항상 완벽할 수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정확성이 확보된 경우에는 AI 기반 응답을 제공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기존 웹 검색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병행한다. 이는 ‘AI 만능주의’가 아니라,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신뢰 확보 전략이다. 사용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위험을 줄이고, 동시에 AI의 장점을 살리는 균형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구글의 이러한 전략은 기술적 자신감과 함께, 신뢰를 중시하는 글로벌 기업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 사용자 경험의 전환 – 검색에서 대화로
초기 테스터들의 데이터는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 기존보다 2~3배 더 긴 질문을 입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키워드 나열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자신의 필요와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검색은 단순한 정보 획득을 넘어, 마치 전문가와 상담하는 듯한 ‘대화형 경험’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검색 서비스의 본질적 정의를 다시 쓰는 과정이자,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 구조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결론 – 검색의 미래, 그리고 한국에서의 첫걸음
구글의 ‘AI 모드’는 검색이라는 일상적 행위를 넘어, 정보 습득과 사고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한국에서의 이번 출시는 단순히 하나의 신기능 출시가 아니라, 글로벌 AI 경쟁 구도 속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 AI 모드는 더 정교한 추론, 더 직관적인 멀티모달 상호작용, 더 높은 신뢰성을 통해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국이라는 무대가 있다는 점은, 국내 사용자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제 검색은 단순히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질문을 확장하고, 생각을 깊게 만드는 창조적 대화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편집위원 이현우 교수
heir2019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