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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카펙스’가 묻다AI 국가전략, ‘균형 잡힌 시각’은 어디에 있는가

메타ai뉴스 이현우교수 칼럼

휴머노이드 ‘카펙스’가 묻다
AI 국가전략, ‘균형 잡힌 시각’은 어디에 있는가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 이현우 교수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방문해 차세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연구 현장을 점검하고 산학연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방문은 이달 말 수립될 ‘과학기술 AI 국가전략’에 앞서 관련 현장을 점검하고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KIST와 LG AI연구원, LG전자가 공동 개발 중인 AI 휴머노이드 ‘카펙스(KAPEX)’의 시연이었습니다. 카펙스는 연구기관과 대기업이 협력한 국내 최초의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플랫폼으로,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유니트리의 ‘G1’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펙스’에는 대형언어모델(LLM) ‘LG 엑사원’이 탑재되어, 스스로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하며 사람의 손처럼 섬세한 로봇 핸드로 정밀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동반자’로 개발 중이라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또한, 휴머노이드의 핵심 부품인 고출력 전신 액추에이터를 90% 이상 자체 개발하여 높은 기술 자립도를 달성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시연 이후 이어진 ‘제2차 과학기술 AI 전략대화’에서는 피지컬 AI, AI 기반 첨단산업 혁신, AI 연구 동료, 과학기술 AI 창업 활성화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는 “AI 휴머노이드는 AI, 로봇, 소재,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과학기술-AI 융합의 결정체이자 산업혁신의 상징적 플랫폼”이라며, “바이오, 소재 등 과학 분야에 특화한 파운데이션 모델과 AI 연구 동료 플랫폼을 조속히 개발해 기술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총력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슈 분석: ‘기술 중심적 확증 편향’의 역설

이번 KIST 현장 방문과 ‘카펙스’의 등장은 국내 AI 기술력의 쾌거이며 국가적 자부심을 높이는 소식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기술 혁신 소식을 접할 때, ‘알고리즘에 의한 정보 편향성의 역설’을 경계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정보, 특히 AI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의 소식들은 특정 빅테크 기업의 발표나 긍정적인 기술 혁신 성과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사용자의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보 유통 구조의 속성이며, 정부 발표 역시 ‘국가 전략’과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프레임에 맞춰지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 흐름이 ‘기술 중심적 확증 편향(Technology-centric Confirmation Bias)’을 강화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기술의 성과와 잠재력(예: 테슬라 추월, 90% 부품 자립)에만 초점이 맞춰질 때, 우리는 그 이면에 존재하는 잠재적 위험성, 윤리적 딜레마, 혹은 기술 발전에서 소외될 수 있는 계층의 목소리를 간과하게 됩니다. ‘카펙스’가 ‘지능형 동반자’이자 ‘정밀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은, 곧 노동 시장의 거대한 재편과 인간-로봇 상호작용의 근본적인 윤리 문제를 수반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자체를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더 고도화된 AI 기술, 즉 비판적 사고를 돕는 AI를 활용해 이 편향성을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설계하고 활용하는 목적’입니다. 단순히 기술적 성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술이 가져올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AI를 통해 동시에 분석하고 비교하여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해야 합니다.
실천 방안: ‘균형 잡힌 AI 인사이트’를 위한 제언
‘카펙스’와 같은 국가적 R&D 전략을 추진하고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접근법을 적용하여 사회적 신뢰를 확보해야 합니다.

  1. R&D 개발 목적의 전환: ‘성능’과 ‘관점의 다양성’의 균형
    AI 모델 및 휴머노이드 개발 시 ‘경쟁사 대비 성능(Performance)’ 지표뿐만 아니라, ‘관점의 다양성(Viewpoint Diversity)’ 및 ‘윤리적 안전성(Ethical Alignment)’을 핵심 성과 지표(KPI)로 설정해야 합니다. ‘과학기술 AI 국가전략’은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전략이 아니라, 해당 기술이 초래할 사회적 파장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건전한 담론을 유도하는 ‘사회적 합의 전략’을 포함해야 합니다.
  2. ‘이슈 분석’의 다각화 및 의무화
    ‘카펙스’와 같은 특정 기술을 발표할 때, 일방적인 성과 홍보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해당 기술을 분석하는 리포트에 ‘기술적 성과’, ‘경제적 영향(산업 혁신)’과 더불어, ‘사회적/윤리적 쟁점(예: 고용 대체, 안전 문제,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 다양한 분석 프레임워크를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독자나 국민이 한 사안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술 강국으로 가는 신뢰의 기반이 됩니다.
  3. 투명한 정보 제공 및 ‘비판적 사고’ 지원
    정부나 연구기관이 정보를 제공할 때, 해당 정보가 어떤 관점(예: R&D 성과 홍보, 기술 경쟁력 분석)에서 작성되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나아가 해당 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진 학계의 분석, 시민 단체의 우려, 혹은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데이터를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정보 소비자가 스스로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카펙스’ 휴머노이드의 등장은 대한민국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AI 기술 강국은 단순히 기술을 빨리 개발하는 나라가 아니라, 그 기술을 현명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통제하며 사회 전체의 발전을 이끄는 나라입니다. 단순히 ‘빠른 AI 소식’을 전하는 것을 넘어, ‘균형 잡힌 AI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편집국장 이현우교수
heir2019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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