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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의 ‘AI에이전트 전면 의무화’

[메타AI뉴스] 이현우 교수 칼럼
한글과컴퓨터의 ‘AI에이전트 전면 의무화’

  • 글로벌 ‘에이전틱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 트렌드와 업무의 재설계 – 메타ai뉴스 발행인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2025년 12월 8일,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던진 승부수는 단순한 기업 내부의 지침 변경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한컴은 다가오는 2026년을 기점으로 개발 직군은 물론 기획, 마케팅, 인사, 재무 등 전사 모든 직무에 ‘AI 에이전트’ 상시 활용을 의무화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김연수 대표가 강조한 것처럼, 단순히 업무 편의를 위한 도구 도입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진정한 의미의 ‘AX(AI Transformation)’ 실험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버티컬 AI(Vertical AI)’의 전면적 도입에 있습니다. 범용적인 AI에게 막연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재무 부서에서는 세법 검토와 자금 흐름을 예측하고, 마케팅 부서에서는 시장 조사와 콘텐츠 생성을, 인사 부서에서는 조직 문화를 진단하는 등 각 직무에 특화된 AI가 실무에 투입됩니다. 이는 기업이 스스로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검증된 솔루션만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독푸딩(Dogfooding)’ 전략이자,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 처리 계약(DPA) 검증까지 완비한 치밀한 생존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의 언어권별 자료를 분석해 보면, 전 세계는 이미 ‘챗봇(Chatbot)’의 시대를 지나 스스로 행동하는 ‘에이전트(Agent)’의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우선 미국과 영어권의 핵심 키워드는 ‘에이전틱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입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하듯, 2025년의 AI는 인간의 명령을 기다리는 수동적 존재가 아닙니다. 앤드류 응 교수가 주창한 개념처럼, AI는 이제 스스로 계획(Plan)하고, 도구를 사용(Tool Use)하며, 실행(Act)하고, 결과를 반성(Reflect)하는 자율적 운영자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채팅을 넘어 복잡한 기업 업무를 완결하는 단계에 도달했음을 시사합니다.

반면, 중국은 ‘비용 절감과 효율 증대(降本增效)’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AI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이 언급했듯, 결재나 재고 관리 같은 실무 프로세스에 AI를 깊숙이 개입시켜 업무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주력합니다. 일본의 경우, 초고령화 사회라는 특수성에 맞춰 ‘기술 전승’과 ‘노동력 보완’의 관점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합니다. 베테랑 직원의 암묵지를 학습한 AI가 신입 사원의 멘토 역할을 수행하며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유럽(프랑스 등)은 ‘디지털 주권(Souveraineté Numérique)’을 강조하며, 기업 내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 온프레미스형 에이전트와 강력한 보안 규제 준수를 AI 도입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와 한컴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팩트체크와 리서치를 바탕으로, 당장 실무에 적용 가능한 20가지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안합니다.
먼저 전략 및 기획 분야에서는 AI를 ‘가상 시나리오 플래너’로 활용해야 합니다. 환율 변동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시의 영업이익 시뮬레이션을 맡기고, 경쟁사의 뉴스나 채용 공고를 크롤링하여 매일 아침 브리핑을 받거나, 회의록을 자동 정리해 액션 아이템을 배분하는 업무를 위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규제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신사업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에도 AI 에이전트는 훌륭한 파트너가 됩니다.

마케팅과 영업 현장에서는 ‘개인화’가 핵심입니다. 고객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 1:1 맞춤형 카피를 생성하고, 고객의 리뷰에서 감정을 분석해 불만 징후를 사전 포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작성된 콘텐츠를 검색 엔진에 최적화(SEO)하거나, 잠재 고객의 구매 확률을 점수화(Lead Scoring)하여 영업 효율을 높이고, 해외 바이어와의 소통에 실시간 뉘앙스 번역을 도입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인사(HR) 및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공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편견 없는 블라인드 채용 서류 심사, 신규 입사자의 반복 질문을 해결하는 온보딩 챗봇, 사내 메신저의 톤앤매너를 분석한 조직 스트레스 진단, 그리고 직원 개개인의 스킬 갭(Gap)을 분석한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 설계 등이 가능합니다. 퇴사 징후를 예측해 핵심 인재를 관리하는 모델링 또한 유효한 전략입니다.

마지막으로 재무와 IT 개발 영역에서는 정확성과 보안이 강화됩니다. 법인카드의 이상 거래를 탐지(FDS)하고, 영수증을 자동 처리하며, 개발자들은 레거시 코드를 최신 언어로 리팩토링하거나 품질 보증(QA)을 위한 테스트 케이스를 자동 생성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작성된 코드의 보안 취약점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것 또한 AI 에이전트의 몫입니다.
AI타임스 등 국내외 주요 뉴스를 종합해 볼 때, 2026년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소버린 AI’와 ‘프라이버시’의 조화에 있습니다. 네이버나 LG처럼 한국적 맥락을 이해하는 토종 LLM의 중요성이 커지는 동시에, 데이터 유출을 막는 보안 가이드라인의 수립이 시급합니다.

결론적으로 한컴의 ‘전 직군 AI 의무화’는 단순한 업무 지시가 아닌,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의미합니다. 과거 엑셀이 업무의 기본 소양이었듯, 이제는 AI 에이전트를 지휘하고(Orchestration) 협업하는 능력이 개인과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라는 새로운 ‘동료’를 맞이할 유연한 사고와, 이를 통해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려는 본질적인 태도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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