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혁명
플리토, 언어 데이터로 글로벌 AI 경쟁의 중심에 서다

글로벌연합대학 버지니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 언어 데이터의 새로운 패러다임
오늘날 인공지능(AI)의 발전은 단순한 알고리즘 기술의 진보를 넘어, 방대한 데이터의 확보와 정제에서 승부가 갈리고 있다. 특히 언어 데이터는 AI의 학습과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자원이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가 강조하듯, 언어 데이터는 앞으로 AI 기술의 뿌리이자 줄기이며,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플리토는 지난 13년간 언어 데이터 기술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글로벌 빅테크조차 간과하는 빈틈을 채워 왔다. 이 글에서는 플리토가 어떻게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언어 데이터가 왜 차세대 AI 경쟁의 핵심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와 확장
플리토의 성과는 단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해외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은 최근 흑자로 전환되었는데, 이는 일본 사회가 언어능력과 데이터 활용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상하이를 거점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며 주요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성공은 단순히 번역 서비스 제공을 넘어, AI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언어 데이터를 공급하는 전략적 차별화 덕분이다.
플리토가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음성 데이터 수요의 급증이다. 이제 AI 서비스는 텍스트를 넘어 음성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로봇이나 스마트 기기와 같은 피지컬 AI 시대에서는 음성인식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언어와 발음을 정확히 학습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AI 솔루션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 데이터의 양과 질 – AI 학습의 양날의 검
AI가 사람처럼 학습하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초기 학습 단계에서는 데이터의 양이 곧 성능 향상의 속도를 결정한다. 그러나 이정수 대표가 지적했듯,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의 품질을 어떻게 확보하고 정제하느냐가 장기적 성과의 관건이다.
특히, 아이들의 음성 데이터는 수집량이 적어 AI 모델 학습에서 큰 난관으로 꼽힌다. 사투리나 특정 소수 언어 데이터 역시 부족하다. 예컨대, 구글 번역기는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지만, 음성 인식까지 지원하는 언어는 제한적이다. 이는 결국 데이터의 편차가 글로벌 AI 서비스의 불균형으로 이어짐을 보여준다. 따라서 앞으로는 다수 언어뿐 아니라 소수 언어, 특수 환경의 음성 데이터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 플리토의 플랫폼 전략과 기술적 차별화
플리토는 데이터 정제와 수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초반 5년간 집중적으로 단독 플랫폼을 개발한 결과, 다양한 발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었다. 플리토 앱의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사용자들은 간단한 미션—예를 들어 특정 단어를 녹음해 업로드—을 수행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글로벌 1,400만명의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참여하며 방대한 언어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데이터의 다양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플리토가 수집한 데이터는 AI 번역 및 통역 솔루션으로 발전하며, 실제 컨퍼런스 현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 API 결합과 달리 맞춤형 AI 번역 엔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성능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 글로벌 인지도와 미래 비전
플리토의 솔루션은 이미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에 일본 행사 사진이 게재되었는데, 해당 현장에서 플리토의 통역 솔루션이 사용된 사실은 상징적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글로벌 이벤트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플리토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최종 5개 컨소시엄 중 하나로 선정되며, 한국형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장기적으로는 다국어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언어모델(sLM)까지 개발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플리토는 13년 전부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좋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좋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이정수 대표의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플리토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축한다.
- 결론 – 언어 데이터가 여는 AI의 미래
플리토의 사례는 한 기업이 어떻게 데이터 중심 전략으로 글로벌 AI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AI는 더 이상 하드웨어나 알고리즘의 싸움만이 아니다. 언어 데이터라는 기초 자원을 누가 더 풍부하고 정교하게 확보하느냐가 핵심이다.
앞으로 AI는 점점 더 실시간, 음성 중심, 맞춤형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언어 데이터의 가치와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플리토는 이러한 흐름을 일찍이 간파하고, 독자 플랫폼과 글로벌 사용자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플리토의 여정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언어 데이터라는 보이지 않는 자원이야말로 차세대 AI 경쟁의 진정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플리토는 이 무기를 누구보다 먼저 다루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편집위원 이현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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