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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AI가 열어가는 스마트팜의 미래 ― 오토아이티와 보쉬의 글로벌 도전

AI 산업혁명

비전 AI가 열어가는 스마트팜의 미래 ― 오토아이티와 보쉬의 글로벌 도전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이현우 교수

  1. 자율주행의 새로운 무대, 농업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먼저 상용화될 분야가 어디일까. 많은 이들이 도로 위의 자동차를 떠올리지만, 김기진 오토아이티 연구소장의 시선은 다르다. 그는 “자율주행은 농업 분야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울 것”이라고 단언한다. 드넓은 농지,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작업, 기계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바로 농업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이미 글로벌 농기계 기업들이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독일의 세계적 기술기업 보쉬와의 협력을 통해 이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농업 분야는 전통적으로 인력과 시간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기후변화와 식량 수요 증가로 효율적 생산과 관리가 필수적인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농업용 자율주행 기계와 비전 AI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는 시대적 요청이자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라 할 수 있다.

  1. 오토아이티, 차량과 스마트팩토리에서 농업으로

2014년에 설립된 오토아이티는 원래 특장차량과 스마트팩토리용 비전 검사 시스템을 주력으로 성장해 왔다. 버스와 트럭, 환경미화 차량, 구급차, 군용차량까지 다양한 상용차에 영상처리 장치와 안전 시스템을 제공하며 입지를 다졌다. 특히 “어라운드 뷰 시스템”은 4대의 카메라를 통해 차량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여, 대형차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화면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비전 AI 기술이 결합되면서 객체 인식, 보행자 감지, 충돌 위험 알람 등 고도화된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AI 인체감지형 3D 어라운드뷰 시스템”이 조달청 혁신 제품으로 지정되며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오토아이티의 강점은 바로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기술 내재화와 끊임없는 확장성이다.

이제 그 축적된 경험은 농업 분야로 향한다. 스마트팩토리의 안전 관리와 스마트팜의 운영 원리는 닮아 있다. 위험 요소를 예측하고, 효율을 높이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구조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토아이티가 비전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팜에 진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1. 보쉬와의 파트너십, 글로벌 진출의 발판

오토아이티가 선택한 글로벌 무대는 오는 11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농업기계 전시회 아그리테크니카(Agritechnica) 2025다. 이곳에서 오토아이티는 지난 3년간 보쉬와 협력해 개발한 농기계 및 건설기계용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보쉬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스마트 농업에 집중해 왔고, ‘소프트웨어 정의 기계(Software Defined Machinery)’라는 개념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이 파트너십은 단순한 기술 협력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강력한 동력이 된다. 보쉬의 글로벌 유통망과 플랫폼, 그리고 오토아이티의 데이터 기반 비전 AI 기술이 결합할 때, 스마트팜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와 유럽 시장은 농업 자동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광활한 농지와 노동력 부족, 효율성 향상에 대한 요구가 이 시장을 자극한다. 오토아이티는 바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겨냥해, 보쉬와의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1. 데이터와 AI, 농업 생산성의 새로운 엔진

스마트팜은 단순히 농기계를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핵심은 데이터를 통한 농업 생산성 향상이다. 오토아이티는 차량과 공장에서 쌓은 데이터 수집·분석 경험을 농업에도 접목하려 한다.

특히 텔레매틱스 ECU 장치는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다수의 트랙터나 농기계에 설치되어, 외부 네트워크와 실시간으로 연결되며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 예컨대 드넓은 농지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여러 대의 기계가 모두 데이터를 공유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작업 경로와 생산 계획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라는 인류적 과제에 대응하는 기술적 해답이 된다.

농기계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토양 상태, 작물 성장,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 요소까지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도출된 인사이트는 단순한 효율을 넘어 농업 생산량의 증대와 지속가능성 확보로 이어진다.

  1. 스마트팜 시장의 성장과 오토아이티의 비전

스마트팜 시장은 이미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BIS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농업 시장은 2023년 174억 달러(약 24조 원)에서 2034년 1172억 달러(약 16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후변화, 인구 증가, 식량 수요 확대라는 복합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오토아이티의 비전은 명확하다. 기존의 차량과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보쉬와 협력해 빠르게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다. 김기진 연구소장은 이를 두고 “기존의 성장 기반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매출 성장을 위한 전략을 넘어선다. 스마트팜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직결되는 산업이다. 오토아이티가 비전 AI 기술을 통해 열어가려는 길은 농업을 넘어, 인간의 삶과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데 기여하는 비전이다.

맺음말

김기진 오토아이티 연구소장이 제시한 방향성은 단순한 기업 전략을 넘어, 기술과 인간,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잇는 다리로 읽힌다. 비전 AI는 더 이상 자동차와 공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농지 위에서, 작물의 잎맥 속에서, 그리고 인류가 맞닥뜨린 식량 위기의 현장에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오토아이티와 보쉬의 협력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방식으로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나아가 스마트팜이라는 미래 산업의 심장부에서, 비전 AI가 그리는 풍경은 우리에게 기술이 어떻게 삶을 바꾸고, 세상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사유를 남긴다.

편집위원 이현우 교수

heir2019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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